높은 하늘에 휘날리는 태극기

농부의 땀과 정성이 가득한 들에는 연둣빛 어린 벼 새싹들이 나에게 손짓하는 6월이 시작되었다. 이렇듯 우리가 평화로운 일상과 계절의 아름다운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희생으로 인해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모든 선열의 넋을 기리며, 나라위기 때마다 몸을 아끼지 않고 내던진 고귀한 희생정신이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은 현충일의 의미를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요즘 뉴스를 시청하거나, 라디오를 듣다보면 현재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과, 사회현상들은 과연 정상적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국가사랑의 정신과 올바른 국민의식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국민들 중 일부는 현충일이 단지 공휴일이거나 TV에서 전쟁영화를 많이 방영하는 날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월드컵 때만 부르짖는 ‘대한민국’과 ‘태극기’를 단지 응원가나 응원도구쯤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정말로 걱정스럽다. 특히, 현충일 아침 듬성듬성 게양된 조기를 볼 때면 정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가는 것 같아 더욱 씁쓸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 국새, 나라문장을 국가 상징으로 하고 있다. 국가상징은 국가의 민족 자긍심과 국민통합의 상징 역할을 한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자랑스런 태극기는 흰색 바탕에 태극 문양과 건곤감리 4괘로 구성돼 있다. 흰색은 밝음과 순수, 평화를, 태극은 음양의 조화로 우주 만물이 생성, 발전하는 진리를 형상화 한 것이다. 4괘는 음양의 변화, 발전모습을 나타낸 것이며, 건은 하늘, 곤은 땅, 감은 물, 이는 불을 각각 상징한다. 태극기는 우리 역사의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한 민족의 표상이며 자존심이다. 또한 올해는 광복 70주년인 만큼 태극기에 대한 의미가 깊다.

작년 겨울 아빠와 함께 본 영화의 한 장면이 아직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오후 5시가 되면 국기 하강식과 함께 애국가가 울리고, 그 순간 주인공은 물론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제자리에 멈추고, 모두의 시선이 태극기를 향한 장면이었다. 나 자신도 영화 속 한 사람이 되어 태극기를 향해 가슴속으로 애국가를 불렀다. 영화 관람을 마친 뒤 나의 이야기를 듣던 아빠께서는 어릴 적 놀기 바빴던 초등학생 시절에도 국기 하강식은 하루에 한번쯤은 나라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생각했던 시간이었다고 말씀하셨다.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던 국기하강식이 폐지된 후 공기의 소중함을 못 느끼듯 우리는 국가의 미래나, 태극기와 나라의 소중함에 대해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이셨다.

나라사랑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첫째 과제는 우리 모두 태극기를 사랑하고, 태극기 게양을 통해 국민단결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현충일 단 하루 조기 게양하는 데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께 머리 숙여 애도의 마음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태극기에 담아 전해본다. 높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휘날리는 자랑스런 태극기를 바라보며,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겨 본다.